게임스탑, 카지노 자본주의와 혼돈에 휩싸인 월가

연초부터, 레딧에서 조직된 아마추어 트레이더 집단은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비디오 소매점인 게임스탑의 주식을 매도하는 주요 헤지 펀드에 맞서 주식 거래를 이어나갔다. 그 결과, 게임스탑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1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들은 27억 5천만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야만 했다.

이러한 서커스는 월가가 노름꾼 소굴 그 이상이라는 것을 폭로했으며, 유의미하고 생산적인 발전보다는 단기적인 투기에 중독된,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 체제를 드러낸다.

게임스탑의 공매도

‘공매도’가 작동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헤지펀드는 특정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 기업의 주식에 ‘공매도’를 친다. 예를 들어 헤지펀드는 주가가 주당 20달러인 기업으로부터 주식을 빌리고 이를 곧장 매도한다. 그들은 주가가 더 낮아져 더 낮은 가격 (주당 10 달러)에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수할 수 있게 되고 그들이 빌려간 주식을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주당 10달러의 순이익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즉,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증권거래소를 카지노처럼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들은 실제 노동자들에게 손실을 지우는 실직의 형태로 기업의 실제적 운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008년의 여파로, 부실기업의 잔뼈에 남은 살을 발라 먹기 위해 독수리들이 달려들면서 공매도 광풍이 불게 되었다.

올해 초, 사람들은 ‘게임스탑’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의 공매도가 있을 것이라는 낌새를 눈치챘다. 50퍼센트 이상의 숏 포지션(주식 혹은 옵션 등을 매도한 상태)를 보는 것은 드문 일인데, 이는 한 기업의 거래 가능한 주식이 절반 이상이 공매도로 팔려 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스탑의 경우, 숏 인터레스트(미 청산된 공매도)의 비율은 무려 140 퍼센트였다! 이들 중 대부분은 멜빈 캐피털 헤지 펀드가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자, r/WallStreetBets 서브레딧에서 모인 아마추어 트레이더들은 게임스탑의 주식을 사서 주가를 상승시키려는 목적으로 ‘숏 스퀴즈’ 즉 공매도를 조직했다. 그리고 그들은 성공을 거뒀다. GME(게임스탑)의 주가는 17 달러에서 무려 340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당돌한 단타 트레이더들에게 동기를 부여한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당연히, 그들은 주식을 사고 팔아 이윤을 내고 싶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주식 포트폴리오가 7자리 숫자 영역으로 들어갔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만일 당신이 그들의 글을 읽게 된다면 “우리가 그 개자식들을 잡고 말겠다”라는 반항적인 심정이 레딧 이용자들 사이에서 커져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곧 “우리가 함께하면, 이 야멸스러운 헤지 펀드 매니저들을 주저 앉힐 수 있다!” 라는 아주 신나는 분위기로 바뀌게 된다.

눈덩이가 불어나듯 상황이 심각해지자, r/WallStreetBets 서브레딧의 투자자들은 월가의 살찐 고양이들을 최대한 공격하기 위해서 더욱 더 주식을 오래 보유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레딧 포럼은 “팔지 마! 기다려, 우리가 단결하면 이길 수 있어!” 라는 메시지가 줄을 이뤘다.

부패가 드러나다

물론, 그 행동에 나선 이들은 아마추어 트레이더만이 아니었다.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자, 덩치 큰 선수들이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 분명했고, 그들은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전형적인 투기 거품이 되었고 다른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스탑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주가는 상승하게 될 것이고, 주가가 오름에 따라 많은 이들이 게임스탑의 주식을 사들일 것이다. 어느 지점까지 더 이상 주가가 오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남기기 위해 주식을 팔아 치우기 시작하면, 이후에 다른 사람들은 주가가 하락하도록 유도하면서 주식을 팔기 시작하고, 곧 사람들은 주가가 하락하는 탓에 매수에 돌입하게 된다. 거품이 꺼지면 많은 사람들이 큰 돈을 잃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게임스탑 주식거래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멜빈 캐피털을 물리친 아마추어 투자자 집단은 이 과정에서 많은 돈을 잃었다. 아마추어 투자자 집단은 헤지 펀드가 빌려간 주식을 아주 낮은 가격으로 돌려주기 위해서, 매우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도록 강요받았고 그 결과, 37억 5천만 달러를 잃었다. 게임스탑에 배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지금까지 총 50억 5천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우리 모두는 이 기생충 같은 것들이 굴욕을 맛보는 것에 약간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그 후 레딧의 트레이더들은 다른 주식으로 옮겨갔고, 다른 기업들에 공매도를 하던 다른 주요 투자자들은 손실을 줄이려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무분별한 투기를 바탕으로 수십억 달러를 벌고 규제 부족으로 이득을 본 헤지펀드 매니저와 기관투자가들이 이제는 '시장 조작'을 호소하며 정부와 규제 기관의 개입을 요구하는 아이러니한 광경이 연출된 것이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잠재적으로 이것은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헤지펀드 기업들은 은행과 금융기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만일 거대 헤지 펀드 기업들 가운데 한 곳이 공매도 실패로 인해 무너지게 된다면, 이것은 곧 은행에 연쇄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월가의 돈 많은 도박꾼들은 회사가 파산하는데 돈을 걸었으며, 때로는 하락과 상승 둘 모두에 돈을 걸기도 하며, 한탕을 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결과들을 염두에 둔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완전한 도박이다. 현실의 노동자들에게 실제 결과는 무의미하다.

이 지긋지긋한 체제를 철폐하자!

이 사건을 과연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이 사건은 월가와 자본주의에 대해서 얼마나 더 총체적으로 우리에게 말해주는가?

소규모 아마추어 트레이더들의 이러한 결집은 초보자들의 주식 시장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트레이딩 앱 (로빈후드 등)의 출현으로 더욱 쉬워졌다. 물론 로빈후드는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이다. 또한 그들은 그 과정에서 경이로울 만큼 부유해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판데믹과 위기의 기간동안 레딧 포럼들에서 주식 시장에 대한 팁을 얻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했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완전히 직장을 잃거나 일시적으로 해고된 이들이다. 그들의 양손에는 시간이 있었고, 때때로 그들의 주머니에는 자극을 줄만한 유인물이 들어 있다. 그들은 빨리 돈을 벌기 위해 필사적이고, 그들에게 제공될 만한 일자리는 없다.

더 일반적으로는, 미국에서 거의 50년간 지속되어 온 장기간의 임금수준 정체는 몇몇 사람들을 보잘 것 없는 저축에 기대기보다 주식 시장에서의 투기로부터 더 나은 수익을 얻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이번 사태 이전부터 미국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었음에도 FTSE 100지수가 2020년 4월 최저치(5100선)에서 연초 최고치(6800선)로 오르는 등 주식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투기 열풍이 불었다.

이것은 자본주의 체제의 지극히 일반적인 병폐를 반영한다.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수만 개의 기업이 마비되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전반적 상태를 반영해야 할 증권거래소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증권거래소의 움직임은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 발전과 결별한지 오래다. 물론, 어떤 시점에서는 반드시 이에 대한 심판이 있을 것이다.

주가의 선회는 제도의 부패를 반영한다. 역사적으로 금리가 낮은(0혹은 마이너스) 상황에서 경제는 유동성으로 넘쳐난다. 대유행으로 촉발된 경기침체 속에서 정부가 기업에 지급하는 경기부양금의 상당 부분이 투기에 들어갔다. 이것은 암호화폐가 2020년 4월 최저치인 6800달러에서 지난주 4만달러로 아찔한 최고치로 올라선 최근의 비트코인 버블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자본가들은 그것을 생산(노동의 생산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의 개발)에 투자하는 대신에 이 돈을 수익률이 더 크고 더 빨리 이윤을 낼 수 있는 카지노 경제에 투자한다. 이것은 위기에 처해 낡고 부패한 상태인 자본주의의 기생충같은 성격을 고발한 것이다.

현재 상품과 서비스의 실제 생산과는 실질적인 관계가 없는 투기에 사용되고 있는 이 모든 돈은 일자리, 쉼터, 교육, 의료에 대한 수억 명의 절박한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주 동안 멜빈 캐피털이 허비한 35억 달러로 COVID-19 백신을 얼마나 많이 생산할 수 있었을까!? 동시에 얼마나 많은 중환자실 침대, 인공호흡기, 개인보호 장비들을 제공할 수 있는가?

월 스트리트는 완전히 부패해 철폐할 필요가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살아있는 증거이다. 자본주의 철폐는 빠를수록 좋다.